우리 동네는 카페 '구름'이라는 카페가 있다. 카페 이름이 '구름'인 것 같지만 왠지 카페 구름이라고 해야 예쁜 것 같아서 그렇게 부르곤 한다. 경기 군포시 삼성로87번길 4-18
그곳은 천연효모로 발효한 빵도 파는 곳이다. 그래서 베이커리 카페라고 할 수 있다. 이 카페는 십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걸 보면 참 대단하다 생각이 든다. 나는 작은 식당을 하는 것이 꿈인 사람이라 자영업자들이 이렇게 오래 장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만 보아도 놀랍기만 하다.
카페 구름의 위치는 딸아이가 다니는 학원 가는 길에 위치하고 있어서 학원을 마치고 아이와 종종 들리곤 한다. 그날도 32도 정도의 더운 여름 날이었다. 아이는 집에 가는 길이 힘들다고 말하며 터벅터벅 걸었다. 가는 길에 카페 구름을 보고는 엄마 들어가자 하고 바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곧바로 나에게 팥빙수와 청포도 에이드를 주문해 달라고 했다. 나는 더워서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아이가 원하는대로 주문을 했다.
팥빙수와 청포도 에이드 하나 주세요. 라고 말하니 사장님은 당황하신 표정으로 누가 한 분 더 오시나요? 라고 물었다. 나는 아니요. 저희 둘이에요. 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사장님은 그럼 팥빙수하고 청포도 에이드까지 하면 너무 많을 텐데요. 하고 말하셨다. 아.. 그렇죠? 라고 멀쩍게 웃으며 아이에게 갔다.
아이에게 가서
"사장님이 너무 팥빙수와 에이드까지 하면 너무 많다고 하시네. 팥빙수 먹을래? 에이드 먹을래? " 하고 물었다. 아이는 조금 아쉬운 표정으로 " 그럼 팥빙수!" 하고 외쳤다. 나는 사장님께 돌아가서 웃으며 "팥빙수 하나 주세요." 라고 말했다. 자리에 앉으면 갖다준다고 하셔서 자리에 앉아 있었다. 잠시 숨을 돌리며 앉아 있었다. 왼편에 책장에 많은 책들이 꽂혀 있었다. 나는 한권 읽을까 하고 가서 그냥 에세이집을 한권 가지고 왔다. 아이는 익숙한 듯 휴대폰을 했다.
잠시 후 사장님이 환하게 웃으며 팥빙수를 들고 오셨다.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잠시 멍하니 바라보았다. 사장님이 자리로 오셔서 아이에게 말했다. "청포도 에이드가 먹고 싶었어. 아이야? 너무 많을 것 같아서 그랬단다. 팥빙수 먹고 있어. 청포도 에이드도 조금 해 줄께."라고 말하셨다. 나는 괜찮다고 했지만 사장님은 웃으며 돌아가셨다.
그리고 청포도 에이드를 테이크 아웃 잔에 담아서 주셨다. "아이야. 청포도 에이드는 다 못 먹을 것 같으니까. 가지고 가." 나는 사장님의 마음씀에 감동했다. 주문할 때는 너무 많다고 말씀해 주시고 아이가 섭섭해 하는 것 같으니 마음까지 살펴서 청포도 에이드까지 주신 마음에 어쩜 이렇게 좋은 분이 있을까 생각했다.
카페를 나갈 때 사장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카페를 나섰다. 마음에 따뜻함이 가득 찬 느낌이었다. 사장님은 유독 아이를 예뻐하는 걸 느끼곤 하는데 오늘도 그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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