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일상

유치원 등원거부 7세 아이 달래기-요니21

요니21 2022. 12. 19. 12:51

오늘은 아이가 유치원을 연휴로 한동안 쉬었다가 가는 날이었습니다.

아이는 눈을 뜨자마자 저를 보고 징징거리기 시작합니다. 

욱 하고 올라오는 화를 참고(화는 왜 이렇게 많은지.ㅎㅎ) 아이와 대화를 합니다. 

 

*아이와의 대화 

 

아이: 엄마랑 헤어지는 거 싫어. 유치원 가기 싫어. 잉잉. 

엄마: 엄마랑 헤어지는 게  싫구나, 유치원을 오래 안가다 가려니 좀 싫은 마음도 들거야. 그런데 엄마 생각에는 유치원에서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도 배우고, 선생님, 어른들과 대화하는 것도 배울 수 있어. 네 나이에는 유치원에 가는 게 맞는 것 같아. 하지만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이야기 해줘. 

아이: 그래도 엄마가 보고 싶단 말야. (눈물 뚝뚝)

엄마: 그렇구나. 그래 그렇지 . 그래도 가야 해. (다소 단호한 어조)

아이: 유치원에 안 가겠다는 게 아니야. 내 마음이 그렇다는 거지

오 이런!!! 가야 한다는 사실만 계속 아이에게  말하느라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침 실랑이를 하다보면 아이의 마음을 받아줘야 하는데, 가야 한다는 사실만 전달하느라 아이 마음을 듣지 못하고 있던 저를 보게 됩니다. 

 

 

저는 사회복지사입니다. 아침에 아이와의 대화가 마음에 들지 않아 되돌아 봅니다.

그리고 심리학 시간에 배웠던 사티어의 인간이해를 기반으로 분석해 보았습니다. 

 

*사티어의 인간이해 : 빙산 메타포를 기반으로 한 아침 상황 분석

상황: 아이가 유치원에 가고 싶지 않아 한다. 

반사적 감정/일반적 감정: 답답한 마음이 든다

감정에 대한 감정: 왜 안 가려고 하는지 화가 난다. 아이를 이해할 수 없어 짜증이 난다. 아이를 잘못 키울까봐 두렵다.

지각체계: 아이를 잘 키워야 한다. 인간은 사회 속에서 성장한다. 

기대

    -자신에 대한 기대 :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음. 

    -타인에 대한 기대 : 사회에 잘 적응하고 성장하길 바람

    -타인이 나에게 갖는 기대 : 자신의 속상함을 받아주고 위로해주길 원함

열망: 엄마로서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능력에 대한 열망이 있다.  엄마로서의 역할을 인정 받고 싶다. 

 

오늘 아침 등원 상황을 되돌아보면 아이는 충분히 유치원에 가야 한다는 걸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 마음은 속상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엄마가 아이의 속상함까지 제가 다 책임져 줄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의 감정은 아이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속상해하고 운다고 제가 화낼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그냥 아이의 마음을 담담하게 받아줘야 합니다. "그렇지, 네 마음이 그렇구나" 하고 말입니다. 이론은 아는데 실제 상황에선 화가 나긴 합니다. 그래서 다시 되뇌어 봅니다. 아이의 감정은 아이의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다음에 유치원 등원거부 할 때 대화 생각해 보기

엄마: "그래 너도 알겠지만 유치원은 가야해. 하지만 엄마랑 떨어지기도 싫고 가는 것도 두려운가 보다." (토닥토닥)

바쁜 아침 언제까지나 아이를 달래고만 있을 수 없다. 아이는 옷도 입어야 하고 밥도 먹어야 하니 말이다.

엄마: "그래 많이 속상한가 보구나. 그런데 가야할 시간이 다가오니 밥 먹고 옷은 입자. 엄만 네가 잘 지낼거라 믿어. 이따 유치원 끝나고 엄마랑 재미있게 놀자." 

아이가 속상해서 아무것도 안 하려 하기에 저는 옷을 입혀 줍니다. 밥을 먹으면 좋지만 혹시 밥을 안 먹는다면 그냥 둡니다. 그거 가지고 실랑이 하지 않는 게 좋은 것 같아서요. 유치원에 가는 게 중요한 거니까요. 이 과정에서 아이가 짜증이나 화를 낼 수 있습니다. 그냥 아이의 마음입니다. 준비하는 걸 크게 거부하지 않는다면 아이의 마음을 그냥 받아들입니다. 아이도 유치원에 가야 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집을 나설 겁니다. 그럼 꼭 안아주고 잘 갔다와라고 말해 주세요. 이 과정에서 엄마가 담담하게 말해 주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육아는 이렇게 지속적인 연습인 것 같습니다. 더 나은 말과 행동은 연구해야겠습니다.

담담하게 말하기. 짧게 말하기. 아이의 감정까지 통제하려 하지 말기, 오늘은 이 말이 많이 와 닿습니다. 육아는 어렵지만 계속 연습하고 대처하다보면 나아질거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부모가 되었으니 말입니다.